Research Article
海印寺 寺刊版60卷『華嚴經』變相版畵 考察
동국대학교
Published: January 2010 · No. 265 · pp. 5-41
Full Text
Abstract
본고에서는 지금까지 그 중요성에 비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60권본 화엄 판화의 형식과 도상을 살펴보고, 80권본과의 비교를 통해 그 차이점과 판각 시기의 선후관계를 고찰한 후 마지막으로 그 제작시기를 추정해 보고자 한다.*br* 海印寺사간판 60권본 화엄경 판화는 크게 세 가지 형식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화면 오른쪽에 露臺를 표현하여 그 위에 측면관의 설법도를 그리고, 왼쪽에 경문의 내용을 도해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화면 중앙에 본존과 협시를 배치하고 그 주위에 권속들이 표현되는 구성으로, 마치 정면관의 설법도와 같은 형식이다. 셋째는 일정한 장소에 특정의 본존을 배치하지 않고 경전의 내용에 따라 복수 이상의 品들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앞의 두 형식에 비하여 경전의 도해에 중점을 둔 도상이라고 할 수 있다.*br* 이와 같은 세 형식의 도상 성립 근거를 살펴 각각의 연원을 살펴본 결과, 海印寺의 사간판 60권본 화엄판화는 그 기본적인 구성에 있어 宋代의 판본을 底本으로 삼고, 그 위에 遼代의 판본에서 보이는 요소들을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째 형식의 도상과 같이 현존 판본으로는 중국의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어, 고려가 독자적으로 도상을 창출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br* 또한 海印寺의 60권본 화엄판화를 80권과 비교한 결과, 60권본은 결계의 종류에서 정형화되지 않았고, 각선에 있어서도 더욱 회화적이고 정교하며, 여백을 남기는 구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러한 근거들을 통해 볼 때 60권본 화엄판화는 80권본보다 앞서 판각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br* 한편 이와 같은 대량의 변상판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과 이 시기 최씨 정권과 해인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이 판화는 최씨 정권의 관계자들, 특히 鄭晏의 세력과 관계가 깊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울러 해인사 사간판 三本『화엄경』의 1098년 간기 자료를 통해 해인사의 화엄경 변상판화가 재조장경(1236-1251)보다 늦은 시기에 조판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추론해 볼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근거를 통해 해인사의 60권본 화엄 판화의 판각시기를 대략적으로 최씨 정권이 권력을 잡고 있던 시기인 1196년부터 1258년 사이로 추정하였고, 80권본은 시기적으로 많이 동떨어지지는 않지만 60권보다는 늦은 시기에 조판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br* 해인사 사간판 60권 화엄판화는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국가간행의 재조장경 안에 변상판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에 반해, 사찰에서 이와 같은 다량의 변상판화를 제작했다는 점에 그 의의를 둘 수 있다. 또한 현전하는 고려시대의 60 또는 80권의 화엄경의 변상 대부분이 한두 점씩만 남아있는 사경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이 한 세트로 다량의 변상도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자료적 가치로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앞으로 새로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의 변상판화에 대한 연구가 한걸음 더 진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