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高麗時代 佛腹藏의 形成과 意味
삼성미술관 Leeum
Published: January 2015 · No. 285 · pp. 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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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한국 불교미술에 있어 불상 안에 봉안되는 物目과 이때 설행되는 의식은 腹藏이란 용어로 지칭된다. 상의 내부에 봉안돼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腹藏物은 상의 형상이나 상에 대한 기록의 분석만으로는 복원하기 힘든 당대인들의 불상에 대한 인식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한국의 佛腹藏은 사리신앙에 기탁하여 상의 신성성을 확보하려 했던 간다라 불상의 사리봉안과 차이가 있으며, 臟器模型의 봉안을 통해 상의 物性을 지우고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성질을 부여하려 했던 중국 불상의 경우와도 다르다. 선행연구에서는 五寶甁을 중심으로 삼는 한국 불복장의 구성형식이 조선시대에 성문화된 『造像經』을 충실히 따른 결과라고 일찍부터 지적돼 왔다.*br* 이 글은 현재까지도 설행되는 불복장의례의 원형이 늦어도 고려 중기인 12-13세기에는 형성됐을 가능성을 논증했다. 이를 위해 고려후기의 문헌기록, 고려 중후기의 복장물, 그리고 조선시대 간행된 『造像經』의 다양한 판본에 빠짐없이 인용된 『妙吉祥平等?密最上觀門大敎王經』(T1192)을 비교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妙吉祥平等?密最上觀門大敎王經』은 遼 興宗과 道宗 통치기에 황실의 후원을 받으며 활동했던 中印度 摩揭陀國 출신의 譯經僧 慈賢에 의해 한역된 인도 후기 瑜加密敎 경전이다. 번역 직후인 11세기 중후반에 이미 적극적으로 수용되어 內蒙古와 遼西 지역에 건립된 불탑에 새로운 도상적 전거를 제공했다. 『高麗大藏經』에는 入藏되지 않은 이 경전은 불서를 통한 문화교류가 활발했던 11세기 말에서 12세기 초 무렵에 요에서 고려로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br* 고려시대의 불교도들은 이 경전의 권1에 서술된 五甁灌頂을 轉用하여 고려 특유의 불복장의례를 고안해냈다. 阿?黎의 의례 행위를 통해 加持된 五甁은 본래는 밀교 행자에게 灌水하기 위한 의식구이다. 그러나 고려시대 불교도들은 아사리가 복잡한 가지절차를 거쳐 만들어낸 오병을 상안에 안치하고, 그 공간을 반영구적으로 봉인시켰다. 이와 같은 안립의 행위는 텅 빈 공동에 불과 할 상의 내부 공간을 此岸에 실현된 붓다의 가지력이 봉인된 腹藏으로 변환시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더불어 金剛界五方佛을 상징하는 五寶甁을 상 안에 안립함으로써 소우주로서의 상을 대우주로서의 붓다와 相應시켰다. 이는 行者와 佛 사이의 합일을 목적으로 삼았던 인도 밀교의 종지가 상의 神聖化에 적용된 사례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