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고려전기 남한강 문화권의 형성과 불상조성
불교문화재연구소
Published: January 2015 · No. 285 · pp. 3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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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남한강은 영월 오대산에서 발원해 한반도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대하천으로 현대의 지리적 개념으로는 강원도와 경상북도, 충청도와 경기도 일부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왕실의 후원 아래 대규모 사원이 건립되고, 선승(禪僧)들이 직접 주지로 파견되어 지배력을 행사하는 등 고려 왕실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던 곳이다. 또한, 수운을 이용해 세곡을 운반하는 조운제도가 시행되면서, 충주 덕흥창(德興倉)과 원주 흥원창(興元倉)이 설치되고 이를 중심으로 경제력 역시 집중되었다.*br* 이렇듯 남한강에서는 왕실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치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주변 지역의 다양한 불교문화가 유입된다. 이를 반영하듯이 남한강 주변에는 약 60여점의 불교조각이 남아있는데, 대부분 고려전기라는 특정한 시기에 집중된다. 이 불교조각들은 대부분 철불과 석불이며 남한강을 낀 전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철불의 경우는 충주지역의 철생산을 바탕으로 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br* 고려전기 주변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 속에서 조성된 이 지역의 불상들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통일신라의 전통양식을 계승하는 상들이 지속적으로 조성되기도 하고, 고려전기에 새롭게 등장해 충청도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석불입상 역시 다수가 조성된다. 또한 중국 요로부터 새로운 도상이 수용되기도 하고, 원주 및 충주지역을 중심으로는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되는 독창성 있는 불상양식이 형성되기도 한다.*br* 이렇게 이 지역에서 활발한 불상조성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먼저 고려왕실에 의해 대규모 선종사원이 건립되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방관 역할을 대신할 선승을 주지로 파견함으로서 이 지역에 직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해 장악하고자 했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또한 고려건국과 함께 시행된 조운제를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설치된 13개의 조창 중 대부분이 연안해로(沿岸海路)에 형성된 것과 다르게 내륙수운을 이용해 조세를 운반한 것은 충주의 덕흥창과 원주의 흥원창 단 2곳 뿐이다. 즉, 고려왕실에게 남한강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의도화된 요충지였던 것이다.*br* 그리고, 왕실과 선종사원의 결합을 배경으로 철불이 조성되는 사례는 통일신라 하대부터 이미 확인되는데, 통일신라 하대에 조성된 철불들이 지권인을 결하고 있는데 반해 고려전기 남한강유역에서 조성된 철불들은 대부분 항마촉지인을 결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각각 지권인과 항마촉지인이라는 다른 도상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주석하는 선승들의 법맥이 조사선(祖師禪)을 추구하던 마조 도일계에서 교선교섭(敎禪交涉)의 사상 경향을 띠는 청원 행사계로 변화하는 것과 관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도상의 수용과 변화에 있어 그 영향력을 어떻게 풀이해야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접근은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