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일본 다나카家 소장 고려 말기 〈毘盧遮那三千佛圖〉에 대한 고찰
한국학중앙연구원
Published: January 2009 · No. 261 · pp. 5-39
Full Text
Abstract
본 논고에서 주제로 삼은 작품 고려시대 〈毘盧遮那三千佛圖〉는 일본에 유출된 이후, 일본인 田中小左衛門의 家寶로 대대로 내려왔다. 이 작품은 일본 전래 이후 〈萬佛畵〉, 〈一萬三千佛圖〉 등으로 불리었고, 근래에 들어서는 〈毘盧遮那佛變相圖〉, 〈毘盧遮那說法圖〉 등의 학술적 題名으로 소개되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본 작품을 보다 구체적인 도상 해석을 바탕으로, 제 이름을 찾아주고자 시도하였다. 논자는 작품의 제명을 〈毘盧遮那三千佛圖〉로 제시하고, 이를 입증하는 것을 논고의 주된 내용으로 삼았다.*br* 작품의 형식적 특징으로 먼저 多佛의 기하급수적인 회화적 표현을 들었고, 다음으로 석가모니의 협시 聖衆과 일치하는 비로자나의 협시 성중의 구성을 들었다. 석가모니 협시 성중의 일원 구성과 일치하는 본 작품의 비로자나의 성중을 바탕으로, ‘석가모니-비로자나’라는 등식 관계를 설정하고, 응신 석가모니와 법신 비로자나가 궁극적으로 ‘不二’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화엄경에서 구체적인 문구를 들어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전통적 조형 원리가 본 작품에도 십분 적용되었음을 설명하였다.*br* 다불 신앙을 근거로 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 중에서도, 본 작품은 비로자나를 중심으로 하는 화엄사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므로, 화엄사상 범주 안에서 비로자나와 多佛의 표현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중국 송대 梵綱經菩薩戒本의 사경화 및 일본 唐招提寺 盧舍那佛坐像 등의 비교 작례를 들어 본 작품을 입체적인 조명하였다.*br* 그리고 본 작품의 도상 내용과 그 사상적 배경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고려시대 海印寺 華嚴經 寫經板本의 「華藏世界品」의 變相圖을 들어, 이 변상도에 나타난 ‘비로자나와 多佛’의 조형적 표현과 본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였다. 화장세계품에 나오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통해보면, 이러한 도상이 蓮華藏世界를 장엄하는 ‘毘盧遮那와 그 변화 분신인 化勿’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崇嚴山 聖住寺 事蹟記에 나타난 ‘毘盧遮那와 三千佛’, 그리고 이러한 조합이 안치된 ‘三千佛殿’의 내용을 통해, ‘비로자나와 多佛’의 조합이 전통적으로 어떻게 인식되어 왔는지 그 근거를 제시하였다. 비로자나를 필두로 하는 화엄사상 안으로 포섭되어 정착된 다불 사상의 전통은 고려시대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로 이어지고, 현재에도 다수의 사찰에서 ‘毘盧遮那와 三千佛’을 모신 三千佛殿을 찾아볼 수 있다.*br* 본 작품의 사상적 배경의 典據가 되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화엄경에서 찾아 華嚴 佛身觀, 즉 ‘三千大天世界에 가득한 法身觀’이 具現된 작례로서 본 작품의 성격을 규정하였다. 본 작품은 화엄경의 특정 品에 극한 된 내용이 아니라, 「如來現相品」,「華藏世界品」,「世主妙嚴品」,「毘盧遮那品」,「如來出現品」, 「人法界品」 등 화엄경 전체를 관통하는 전반적인 내용에 나타나는 ‘法界 充滿의 佛身觀’을 재현한 것이다. 작품 정중앙의 法身 毘盧遮那에서 나오는 威神力으로 三千大川世界는 그의 分身인 수많은 化佛로 장엄되는 것이다. 상기와 같은 맥락을 근거로 논자는 본 작품의 題銘을 〈毘盧遮那三千佛圖〉라고 제시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