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초록
Research Article

1419년 영락제가 조선 국왕에게 보낸 그림의 내용과 제작 배경: 북경 천도와 『명칭가곡(名稱歌曲)』 반포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황혜지

서울대학교

발행: 2025년 1월 · 328호 · pp. 12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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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은 1419년 명나라의 영락제(永樂帝, 재위 1403~1424)가 북경을 방문한 조선의 경녕군(敬寧君, 1395~1458) 일행에게 하사한 그림들의 내용과 제작 배경을 규명한 연구이다. 경녕군 일행이 받은 그림들은 이국적인 동물들과 불교적 이적(異蹟)을 묘사한 작품들로, 모두 1419년 여름에 명나라에서 발생한 상서(祥瑞) 현상들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작되었다. 동물 그림은 정화(鄭和, 1371~1433)의 제5차 원정을 통해 중국에 유입된 기린, 사자, 얼룩말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들은 북경 천도를 앞두고 전세계의 진귀한 동물들이 황제의 궁정에 집결된 모습을 통해 새 수도를 신성한 수도로 표상하려는 영락제의 정치적 기획과 관련되어 있었다. 아울러 불교적 이적을 그린 그림들은 1419년 여름에 영락제가 『제불세존여래보살존자명칭가곡(諸佛世尊如來菩薩尊者名稱歌曲)』을 남경의 대보은사(大報恩寺)와 오대산(五臺山)의 현통사(顯通寺)에 반포한 직후, 불보살과 보탑 등이 현현(顯現)한 모습을 시각화한 작품이었다. 이를 통해 영락제는 자신을 불법(佛法)을 수호하고 이적을 일으키는 전륜성왕(轉輪聖王)적 군주로 표상하고자 했다. 이러한 그림들의 하사는 조선의 태종(太宗, 재위 1401~1418)이 왕자인 경녕군을 사행의 대표로 보낸 상황과 관련된다. 또한 사신단이 자금성에서 상서를 관람한 뒤 그림을 하사받은 과정은 영락 연간에 황제가 관료들과 함께 상서를 기념한 방식이 대외적으로 확장된 사례로 해석된다.
키워드: 영락제(The Yongle Emperor)상서(auspicious sign)제불세존여래보살존자명칭가곡(Songs for the Names of Various Buddhas and Bodhisattvas)북경 천도(Beijing relocation)기린(qilingiraffe)사자(lion)복록(fuluzebra)정화(Zheng He)대보은사(Dabao’en Monastery)오대산(Mount Wutai)전륜성왕(cakravartin)수현사(Shouxuan Monastery)보탑사(Baota Monast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