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A Study on the Painting Buksaeseoneumdo (Painting of Royal Beneficence in the Northern Frontier)
Published: January 2007 · No. 254 · pp. 41-70
Full Text
Abstract
《북새선은도》는 1664년 함경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정식 외방별시를 기념하여 제작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기록화이다. 본고는 작품의 제작을 규정하는 '17세기’와 ‘함경도’라는 시대적ㆍ지역적 조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작 의도와 회화적 특징 사이의 관계를 구체화하고 그 문화적 성격을 파악하고자 하였다.*br* 함경도 별시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던 17세기 중반 전통적인 소외 지역이었던 함경도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사회 통합과 왕권 강화를 이루는 데 근본적인 목적을 두고 시행된 행사였다. 《북새선은도》는 과거시험의 보고서적 성격을 지니는 기록화이지만 상당수의 조선시대 기록화가 그렇듯이 그림의 제작에 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아 구체적인 제작 의도와 배경을 시대적 상황과 과거시험에 관한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br* 기록화의 제작 의도를 이해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작품의 제작을 계획하고 내용과 형식을 결정하는 중심인물이 누구였으며 이들이 회화를 통해 남기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이다. 본고에서는 《북새선은도》의 제작을 주도하였을 인물로서 당시에 함경도에 파견된 경시관 김수항, 관찰사 민정중을 비롯한 문관 시관을 주목하였다. 문관 시관들은 당시 예학의 종주인 송시열과 이식의 문인이며 서인 정국을 이끌어가던 김수항의 지지자였다. 동시에 17세기 중반 양반 문화의 중심에 위치하던 문인으로서 특정한 정치적ㆍ사회적 목적에 맞춰 시각적 수단을 정치하고 계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적 소양과 경험을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당시 문화적으로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던 함경도를 배경으로 궁중기록화에 필적하는 작품이 제작될 수 있었던 특별한 조건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 추정된다.*br* 《북새선은도》의 가장 중요한 회화적 특징은 실제 지형을 기록함으로써 행사가 시행된 장소를 기념하였다는 점이다. 재현 방법으로서 군현지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화식 지도 형식을 채택하였다. 기호적인 속성을 가지는 지도 형식을 이용하여 화면 안에 함흥과 길주의 부지 대부분을 효과적으로 포괄하되 지역의 통치와 관련된 주요 지형지물을 선택적으로 강조함으로서 제작 의도를 드러냈다. 행사와 더불어 계획적 질서를 부여하여 진채의 청록으로 재현된 실경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혹은 감흥의 대상이 되는 자연이 아니라, 왕권이 효력을 미치고 있는 통치의 공간이라는 현실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이는 국가가 함경도 과시를 시행한 목적과 《북새선은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만나는 지점이다. 즉《북새선은도》는 17세기 중반의 회화적 역량을 보여주는 기록화이자 중앙의 권력이 미치기 어려운 변경 지역에 王道의 질서가 실현되기를 바리는 태평성대의 이상을 담은 회화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