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초록
Research Article

양산 신흥사 대광전 삼세불(三世佛) 장엄체계와 의례적 맥락 연구

이승희

국립순천대학교 남도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발행: 2026년 3월 · 329호 · pp. 207-237

DOI: https://doi.org/10.31065/kjah.329.2026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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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17세기 후반 조선 불교미술은 삼단(三壇) 체계 정착과 함께 불전 공간이 정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1657년 중건된 양산 신흥사 대광전은 이러한 보편적 규범과는 다른 독자적 궤적을 보여준다. 신흥사 대광전은 동시대 범어사 대웅전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범어사가 공양 의례의 편의를 위해 불단을 확장하고 순환 동선을 차단한 것과 달리, 신흥사는 불단을 고주(高柱) 내측으로 한정해 벽면 전체를 삼세불의 회화 공간으로 확보하고 행도(行道)의 동선을 유지했다. 이러한 구성의 기원은 1449년 『사리영응기(舍利靈應記)』에 기록된 조선 전기 왕실 원찰의 의례 전통, 특히 삼불예참과 ‘일심삼관(一心三觀)’의 시각화 과정에서 확인된다.
17세기 의례가 동적인 행도에서 정적인 ‘권공(勸供)’ 중심으로 변화하며 신체적 이동은 멈추었으나, 신흥사는 동서 벽면에 그려진 벽화를 통해 예배자가 시선으로 도량을 도는 ‘심상의 행도’를 수행하도록 유도했다. 결론적으로 신흥사 대광전은 변화된 의례 환경 속에서도 조선 전기부터 이어져 온 삼불 신앙의 정통성을 시각적으로 계승해 낸 통합의 의례 공간으로서 미술사적 의의를 지닌다.
키워드: 양산 신흥사 대광전삼세불 벽화불교 의례행도사리영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