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초록
Research Article

고려 煌丕昌天銘鏡의 도상과 불교적 해석

정수희

부산박물관

발행: 2015년 1월 · 286호 · pp. 5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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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황비창천명경이란 거울 뒷면에 ‘煌丕昌天’ 명문과 함께 ‘많은 사람을 태운 큰 배가 용·마카라·대어 등이 출몰하는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모습을 새긴 동경을 말한다. 고려 황비창천명경은 현재 71점이 전하며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동경을 다시 되부어내는 방법으로 주조한 바다·배·물고기·용이 등장하는 해박어룡문경, 여기에 일상과 월상이 추가된 일월해박어룡문경, 그리고 문양이 없는 소문경이 있다.*br* 이 동경들은 출토품의 공반 유물 분석, 동시기 다른 공예품의 문양과의 비교를 통해 대략 11세기 후반~12세기경에 제작되고 유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황비창천명경의 도상은 다양한 불교경전에서 확인되는 ‘商人入海採寶’ 고사를 도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상인이 바다에 보물을 캐러 나갔다가 고난을 겪게 되지만 부처님의 도움으로 벗어나는 이야기’이다. 특히 『大隨求陀羅尼經』은 海難을 일으키는 수중짐승과 그 구제 장면이 매우 구체적으로 서술된 것이 중요한데, 황비창천명경의 각 도상과 정확하게 부합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를 들어 황비창천명경의 주요 도상인 바다와 배라든가 용·마카라·대어 등의 수중짐승의 모습은 경전의 내용과 그대로 부합한다. 이는 ‘바다의 액난’을 상징하는 것이며 ‘황비창천’ 명문은 ‘대수구다라니를 베껴 돛대 위에 달았을 때 다라니의 위력으로 광명이 빛나면서 모든 재난이 사라지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br* 고려 황비창천명경이 제작된 11~12세기는 사신이나 경제 교류, 조세 운송 등에 선박이 크게 이용되면서 海運과 水運 활동이 활발했으며 이로 인한 바다로부터의 위험도 많았던 시기였다. 당시의 문헌 기록에는 항해 도중 위험에 처했을 때 배 위에서 간단한 소재의식을 치른 내용이 확인되며, 불경을 외우거나 불경 또는 동경을 바다에 던져 넣는 행위 등 안전 항해를 기원하는 불교 의식이 치러진 기록도 전한다.*br* 황비창천명경은 활발했던 해상활동을 상징하는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유물로 추정된다. 안전 항해를 기원하며 배의 돛대에 걸어두거나, 환난에 빠졌을 때 부처님과 바다의 신께 올리는 제사에서 바다에 던져졌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특히 일월상이 있는 황비창천명경은 크기가 24cm가 넘는 대형에 문양이 섬세하고 조형성이 매우 뛰어난 고려시대 동경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시왕’이라는 명문도 확인된다. 아마도 안전 항해를 기원하고 바다에 빠져 죽은 영혼들을 구제하기 위한 불교 의식을 위해 고려에서 새롭게 창안된 유물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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